매일 80명 가량의 확진자들이 늘어나는 요즘. 그럴때일수록 자가격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밖에 나가고 싶은 욕망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도 나를 위해 타인을 위해 최대한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방콕 하고 있는 요즘. 자가격리 3일이라고 쓰긴 했지만 한 3주, 3달 된 기분이다.
원래 집에 오래 붙어 있는 성격이 아니라 일부러 방이 좁아도 저렴한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참 후회된다. 조금만 더 큰 방이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을텐데. 방 안에 테이블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하루종일 침대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지는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뭐 이미 지나간일 계속 생각해봣자 내 손해니까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원래부터 안좋았던 매트릭스가 이번 시즌을 맞아 더 무너진걸 느낄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가운데만 움푹 들어간..? 코로나 이후로 바꿔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대책을 마련하긴 해야겠다. 내일은 최대한 침대 가운데쪽을 벗어나서 있는걸로.
사실 저번 자가격리 첫날 대청소를 하긴 했지만 일부분 청소를 끝내지 않은 곳들이 있어서 가장 문제의 장소로 손꼽는 부분부터 디테일 하게 청소를 시작했다. 차곡 차곡 옷도 다시 접어 넣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 다 못끝낸 곳들이 있는게 빅 함정. 언젠간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는 내 방의 모습을 볼 수는 있겠지?
친구가 떡볶이 만들어 먹은 사진을 보내서 오늘의 내 한끼 식사도 떡볶이로 정했다. 그런데 집에 떡이 없는게 함정. 사실 그럴때마다 내가 애용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우동면. 우동면 마늘볶이..? 라고 해야하려나. 떡볶이 소스 그대로 우동면을 넣는데 나는 거기에 통마늘도 한가득 넣는 것을 좋아한다. 다먹고 남은 국물에 밥까지 비벼먹으면 정말 끝장나는 맛. 사실 다른 사람들한테 맛보여주기는 좀 어려운 맛이긴 하지만... 혼자 먹기에는 만족스러운 맛이다. 밥 비벼먹으려고 남겨놓은 국물은 결국 남기지 못하고 다 먹어버렸다. 한주먹 넘게 가득 넣은 나의 마늘들은 어느순간 사라졌고. 그 덕에 밤 내내 방귀가 계속 나왔다.... 마늘을 너무 많이 먹으면 생기는 부작용. 끊임 없이 나오는 방귀.

밥 다 먹고 다시 방 청소를 시작 하던 중 오래전 프린트 해놓은 펭수 페이퍼 토이를 발견했다. 귀찮아서 날 위해서는 만들지 못했던 내 사랑 펭수. 다시 만들기에 너무 좋은 타이밍이라 쓱싹쓱싹 오리고 붙이고. 다 만들고 선반에 올려놔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모두 가득한 내 방 선반이 되었다. 코카콜라, 펭수, 스타벅스, 토이스토리 알린까지 내가 좋아하는거 다 모아놓은 이 사진:)
한 코너 끝내놓고 나머지 부분은 또 나중으로 미뤄보는 나의 청소 일정. 오늘 하루종일 비밀의숲을 넷플릭스로 보고있는데 내용이 너무 몰입감이 넘친다. 왠지 2-3일안에 모든 스토리를 다 끝낼 수 있을 듯.
자가격리 관련해서 어떤 사항을 지켜야 하는지 코리아포스트에 한국어로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있길래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할일이 없으므로 다시 읽기 시작. 혼자사는 사람은 자가격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사항으로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 1명과 말동무가 될 수 있다. 그 사람 외에는 만날 수 없으며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고 쓰여있는 문장을 발견했다. 그래도 외롭지 않게 해주려는 뉴질랜드 정부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문장이라고 해석해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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