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캐나다 생활

코로나를 뚫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캐나다 에드먼튼까지 비행하기 (LA경유, 캘거리경유) with 에어뉴질랜드, 웨스트젯

by 므향이 2020. 6. 29.

 캐나다에서 잡 오퍼를 받고 출국 준비를 시작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정말 가장 큰 문제. 항공권이 없다. 코로나로 인해 항공편들은 대부분 취소된 상태이고 그나마 있는 항공편도 평소보다 2배 가격을 내야 탑승가능하다. 나한테 더 큰 문제점은 항공권 자체가 없다는 것. 뉴질랜드는 오래전부터 보더를 닫고 있어서 특히나 비행기 편이 없는 듯 싶다. 취소될지 모르는 상황에 가급적이면 공식홈페이지를 이용하고 싶으나 에드먼튼까지 가는 비행기 편을 한번에 예약할 수 없었다. 한인 여행사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보았으나 다 실패. 결국 한국 웹사이트를 이용해 검색했는데 딱 한군데에서만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KRT여행사. 조금이라고 할인을 받고자 네이버항공, g마켓 항공 다양하게 찾아본 후 G마켓에서 할인받아서 최종 결제했다. 카드로 구입하고 싶었으나 무통장입금밖에 선택되지 않아서 우여곡절끝에 그렇게 구입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에 비교적 안전한 나라여서 그런지 공항에 도착했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엔 시내에서 마스크를 끼는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체크인도 불가능하다. 가자마자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항공권 구입한 내역, 왜 가는지, 미국경유에 필요한 비자 발급(ESTA)은 했는지... 모든 질문이 끝나고 캐리어 무게를 체크하는데 왠걸... 29키로가 나왔다. 조금 무겁다는 생각은 하긴 했는데 이정도로 많이 넘을줄은 몰랐다. 추가금액은 250불. 오버차지 비용과 수화물 1개 추가 금액이 동일하기때문에 차라리 짐을 조금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와준 친구들이 나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생했다. 다행히 시티피트니스 헬스장에서 받았던 큰 가방을 혹시몰라 넣어왔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캐리어는 23키로에 맞추고 헬스장가방은 들고 타기로 결정. 사실 헬스장 가방과 백팩이 각 11키로씩 했는데 들어가서 걸릴까봐 계속 조마조마 했다. 

 보안검사를 끝내고 진짜 오클랜드를 떠난다는게 실감났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공항 내에 있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비행기로 LA를 향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출국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텅 빈 비행기에서 편하게 누워왔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는 정말 꽉 찬 비행기를 탔다. 심지어 옆자리에 정말 몸 좋은 아주머니가 타신 덕에 내 몸을 최대한 움추린채로 12시간을 비행했다. 다행히 통로쪽에 앉은 덕에 가끔 통로쪽에 몸을 빼고 있기도 했다. 그 외에는 다 만족스러운 비행이었다. 비행기가 뜬것도 모를정도로 부드러운 이륙과 안전한 착륙. 그리고 나쁘지 않았던 기내식까지. 코로나로 인해 기내식이 간단한 샌드위치로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탄 항공기는 그닥 다르지 않았다. 종이로 된 출입국카드를 기내에서 나누어 주었으나 실질적으로 그 종이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작성할 필요 없어보인다. 

 12시간의 비행 후 LA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기내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찾아 끼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 인식에도 뉴질랜드는 안전하고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있나보다. 입국심사를 하기위해서는 키오스크에 내 정보를 입력해야하는데 한국어로 설정을 바꿀 수 있어서 손쉽게 모든 과정을 끝냈다. 그 기계로 사진도 찍고 지문 스캔도하고 입국심사대로 향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내 앞에 서있던 여자는 이것저것 서류를 보여주며 한참동안 이야기를 한다. 나도 캐나다 워홀 서류를 미리 꺼내놓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때 내 차례가 됬다. 여권을 이리저리 보다가 어디가냐고 묻자 캐나다에 갈 것이고 여기경유를 위해 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마자 더이상 질문 없이 스템프를 찍어줬다. 수화물이 다음 비행기까지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캐리어를 다시 찾고 공항 밖으로 나섰다.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길 바라며 조금 비싸더라도 공항 바로 앞에 있는 하얏트 리젠시 호텔을 예약했다. 후기 상으로는 충분히 걸어갈정도라고 했는데 워낙 LA공항이 크다보니 내가 내린 터미널1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다. 호텔 프라이빗 파킹 셔틀이라고 쓰여있는 층을 찾아 밖으로 나오면 각 호텔이 제공해주는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나는 공항에서 크게 연결되는 셔틀버스인줄 알았는데 각 호텔마다 지원해주는 셔틀버스라 안전하게 느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저렴하고 조식 제공까지 해주는 호텔을 예약했어도 됬을 것 같다.

 다음 날 호텔이 제공해주는 셔틀을 타고 다시 LA공항으로 향했다. 다음 타야하는 항공기는 West Jet. 저가 항공사라고 해서 수화물이 다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최대한 쓸대없는 짐을 빼려고 노력하긴 했는데 그래도 무거운건 어쩔 수 없었다. 체크인 당시 간단하게 워킹홀리데이비자 서류를 확인하고 캐리어의 무게를 체크했다. 52lb. 사실 최대 50lb라고 해서 당황했는데 크게 신경쓰일 정도의 무게는 아니었던 것 같다. 별말 없이 체크인을 끝내고 다시 LA에서 보안검사를 했다. 공항 안에 들어오고나서 갑자기 든 생각은 지금까지 온도체크도 없고, 코로나 관련 주의사항을 특별하게 들은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코로나 1위 국가인 이유가 바로 이 부분에서 있지 않을까. 

 west jet 탑승 직전 간단하게 온도체크를 하고 항공기에 올랐다. 기내안에서는 좌석 주변을 한번 더 닦을 수 있게 클리닝 티슈를 나누어 준다. 진짜 캐나다에 가는구나 설레기도 하고 도착해서 비자를 못받으면 어쩌지 걱정도 됬다. LA에 올때보다 작은 비행기었지만 타는 사람이 많이 없어 자리가 넉넉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에어뉴질랜드보다 더 작은 항공기를 타서인지 탑승감은 별로 좋지 않았다. LA에서 캘거리까지 3시간의 비행동안 1개의 커피과자와 작은 사이즈의 페트병 물을 받았다. 

 캘거리에 도착하니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많았다. 입국 관련 서류를 작성한 후 이곳에서도 키오스크를 통해 내 정보를 한번 더 적는다. 미국에서처럼 동일하게 사진을 찍고 지문스캔도 한다. 미국에서는 지문 스캔이 잘 안되서 힘들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손쉽게 끝낼 수 있었다. 내 사진이 프린트 되어있는 종이를 받아들고 입국심사대로 향했다. 워킹홀리데이로 왔고 내가 가지고 온 서류들을 다 보여줬다. 최종 목적지가 에드먼튼인 것을 확인한 심사관이 빠르게 심사를 끝내줬다. 왜냐하면 캘거리 공항에서 워크비자를 받은 후에 에드먼튼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요하게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데 자가격리할 숙소가 있는지, 음식조달은 어떻게 받는지, 노인이나 몸이 아픈 사람과 같이 지내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 그리고 14일의 자가격리에 관한 종이를 준다. 

 심사관을 지나면 수화물 찾는 곳이 보이는데 나는 에드먼튼까지 연결수화물이라 찾을 필요가 없다. 캘거리가 도착지인 사람은 꼭 자기 짐을 찾은 후에 워크비자를 받으러 가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짐을 찾으러 다시 들어올 수 없다. 출구쪽 방향으로 가면 직원이 있는데 워크비자 받으려고 왔다고 이야기하면 된다. 그리고 안쪽에 있는 사무실까지 들어가면 끝. 사무실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서류를 다 던저주고 내 이름을 부를때까지 자리에서 기다리면된다. 직원이 내 이름을 부르면 짐을 다 들고 직원한테 가야한다. 나는 짐은 다 의자에 그대로 두고 몸만 갔었는데 직원이 짐을 가지고 다시오라고 이야기했다. 입국 심사관이 물어봤던 질문을 다시 받았다. 

0. 보험서류나 잡오퍼서류 다 있어? 1. 자가격리할 숙소가 있는지 2. 음식조달은 어떻게 받는지 3. 노인이나 몸이 아픈사람과 같이 지내는지 4. 어느 기간까지 일을 할 예정인지 5.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6. 내가 일하게 될 곳의 이름은 무엇인지 7. 지금 레스토랑에서 take away만 하는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지 

 사실 5-7번까지의 질문은 내가 신나게 대답하다보니 그 심사관이 연결질문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 워크비자를 받을 때보다 더 질문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워크비자를 손에 넣었지만 마지막 관문이 나에게는 더 남아있었다. 에드먼튼으로 향하는 연결항공편을 탑승해야 하는 점. 비자를 받고 밖으로 나오는데 내가 들어왔던 문이랑 다르다. 앞에 보이는 처음 보는 공간. 코로나바이러스 관련해서 또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여기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환승하러 가야한다고 이야기하니 별다른 질문 없이 바로 보내줬다. 연결항공편 탑승하는 곳에 대해 안내를 듣고 그대로 따라가는데 공항에서 길을 잃었다. 정말 지나가는 경찰 한명 없이 텅빈 공항이 왠지 무섭게 느껴졌다. 한참을 헤메다가 간신히 만난 직원에게 길을 물었다. 처음 출국할때처럼 출국 카운터를 찾아야했고, 그 카운터 옆에 보안검색대가 있었다. 나는 연결항공편이라 다시 보안검색을 안할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보안검색을 시작했다. 간신히 시간에 맞춰 공항 내부에 들어왔다. 국내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더 많이 있었다. 내부 식당들도 열려있어서 시간이 있었으면 뭐라도 사먹었을텐데 그럴 여유가 없다. 

 마지막 최종 목적지를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또 다시 온도를 체크하고 클리닝 티슈를 받았다. LA에서 캘거리때보다 더 작아진 비행기. 그만큼 더 줄어든 승객들. 넉넉한 자리여유덕에 마음 편히 에드먼튼까지 왔다. 수화물을 찾고 정말 모든 일들이 끝났다. 에드먼튼공항에 있는 모든 식당들이 문을 닫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로 우버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에드먼튼 공항에서 우버를 타려면 10번 게이트앞에 있는 우버 픽업 장소에서 기다리면 된다. 사장님집이 새로 지은 집이라 검색에 나오지 않는데 드롭지점을 직접 선택해서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우여곡절을 겪으며 안전하게 무사히 캐나다에 도착했다. 다행히 내 새로운 사장님이 되어주실 분들이 정말 잘 챙겨주셔서 평화롭고 행복한 자가격리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SIN넘버 온라인 신청 방법, 핸드폰개통, 은행계좌만들기 등등 자가격리동안에 내가 해나가고 있는 캐나다 초기정착 이야기를 공유할 예정이다! 내일의 내가 글쓰는 것을 귀찮아 하지 않길 바라며...

댓글